지금은 그 꿈을 버렸지만
한때 IT관련 종사자를 꿈꾸던 나로서 정말 가슴 아픈 기사가 나왔다.
연일 계속되는 야근 근무에 쓰러진 한 IT종사자의 예기이다.
잠시 사팍은 접고 이 이야기를 해보자.
우리나라만큼 IT산업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IT산업이 어떤걸 말하는지 잘 모르는 곳도 없을 것이다.
그 유명한 명텐도 사건부터 보자..
다들 아실거라 믿는다...닌텐도 DS를 유심히 보던 가카께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것' 못 만드느냐고 물어보셨다고 해서 유명해진 바로 그 명텐도 사건..
그때 가카께서 보신 '이런것'은 과연 무었이었을까?
내 장담하는데 가카 본인이나, 가카의 말씀을 열심히 귀 기울이던 대부분의 언론에서 생각하 이런것이란 그저 닌텐도 DS그 자체 였을 것이다. 게임기 말이다...저 네모난 녀석을 보고 말씀하셨다.
즉, 특정한 설계도에 따라 공장에서 설계도 대로 찍어내는 그 작은 기기에 관심을 가진것이다.
하지만, 정말 IT라는 관점에서 닌텐도DS를 살펴 본다는것은, 오직 그 작은 기계에 관한 것이 아니다.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 내는 것은 2차 산업이다. 제품을 생산해서 만들어 내는것...이것은 IT가 아니다. 물론 최신기술이 들어가고 예전보다 더욱더 작고 정교한 물건을 만들어 내는것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조업이다.
닌텐도가 왜 닌텐도 인가? 소니의PS3가 왜 PS3인가?
닌텐도DS를 사야만 하는, 가지고 싶은 닌텐도DS로 만들어 주는건 저 기계가 아니고, 마리오카트 때문인것이다.
ps3를 사야만 하고, 가져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 주는것, 즉 구매 해야만 하는 이유,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는 이유는 파이널판타지13(퍽)....음 철권6(퍼퍽)....으음;;; 메탈기어솔리드4(퍽퍽퍼퍽).....때문인 것이다 (흠흠.. 잠시 흥분을;;;)
과거 한창 우리나라가 제조업에 열을 올리던 시절...자원이 없는 나라가 부강해지려면, 원자재를 수입한 후 가공해서 재수출 하는 길 뿐이다 를 역설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이미 높아질때로 높아져 버린 임금과 미국과 유럽의 많은 회사들이 더이상 특정 국가의 기업이 아니고 글로벌기업화를 선언 하고 지구촌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이시점에서 아무 의미 없는 공허한 말이 되어버렸다. 대부분의 가전제품이나 재화들이 이미 국가 상표를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요즘 미제 나이키, 일제 소니를 찾기란 정말 힘들다. 메이드인 차이나지..)
결정적으로 가카나 가카를 비롯한 기득권 세력들의 머리 깊숙히 박힌 생각...바로 '제조업'에 대한 무한 신뢰가 현실과의 괴리인 점이다.
휴대전화 시장을 한번 살펴 볼까? 삼성전자는 자타 공인 세계 최고의 휴대전화 생산 메이커이다. 1등 노키아를 위협하면서 세계 시장을 석권해 나가고 있다. 핸드폰의 분류가 <노키아폰 vs 非노키아폰> 이었던 것이 <삼성폰vs非삼성폰> 으로 변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점차 점유률이 높아져 가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을 살펴보자. 스마트 폰 시장에서 삼성폰, 엘지폰, 노키아폰, 애플폰 으로 분류가 되는가? 아니다. 블랙배리폰,아이폰,구글폰(안드로이드폰),심비안폰(노키아OS),윈도우폰 등등 으로 분류될 뿐이다.
세계 1등을 자처하는 삼성폰이 스마트 폰 시장에서는 그야말로 듣보잡이 되어버린것이다. 왜? 하드웨어적인 스팩과 성능에만 치중하다 보니 세계최고의 생산 메이커만 되었을 뿐 그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made by Samsung"에 너무나 급급한 나머지 "powered by Samsung"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내가 쓰는 옴니아폰이 정말 삼성폰인가? 아니면 MS에서 만든 윈도우CE6.5를 탑제한 주중삼성공장에서 만든 폰이란 말인가?
다들 알것이다. 하드웨어 적인 측면에서 보면 아이폰은 옴니아2에 비해 절때 좋은 스팩이 아니라는것..(터치스크린 문제는 재쳐 두고라도 말이다). 내가 핸드폰을 살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게 배터리인데, 내장형으로 교체도 되지 않고 대기시간도 터무니 없이 짧다는 아이폰....하지만 소비자들은 어떻게 반응을 했는가?
무조건 더 빠르고 이쁘고 가볍고 얇게만...하드웨어적으로 우수하게 만든다고 소비자들이 선택을 했냐는 말이다..
비록 발사는 실패 했지만, 우리나라 최초로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들었다는 나로호...이 나로호를 '계획하고 설계하고 만들고 발사하고 운용하는대 드는 모든 총 비용'중에 40% 이상이 궤도에 오른 인공위성을 운영하기 위해 탑재된 소프트웨어의 가격이다.(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가하신 교수님의 말씀이다. 못 믿겠다고? 우리가 쓰는 PC가격을 생각해보라 그리고 MS윈도우7 가격과 꼭 필요한 소프트인 MS오피스07가격만 생각해 보라)
정작 제 궤도에 올리지 못해 한번도 써먹어 보지도 못했지만 말이다 ㅡㅡ;
자 다시 기사내용으로 돌아가보자.
IT는 소프트웨어이다. 소프트웨어라 함은 물론 프로그래밍이다. 근데 이 프로그래밍이란것이 말그대로 소스라인이라고 할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창의적인 생각이다. 창의적인 생각들이 모여서 그 생각을 컴퓨터를 이용해서 표현하는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창의적인 생각을 표현하는 일을 우리는 마치 2차 산업인 제조업처럼 하고 있다. 우리의 실정이 어떤지 예를 한번 들어 보자.
A라는 그룹에서,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내는 제품에 맞추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자 한다. 그런데 그 소프트웨어 개발이 너무 복잡해서 이걸 회사 내에서 자체 개발하지 않고 외부에 의뢰를 하기로 한다 (A그룹은 본래 제조업중심이므로). 그래서 외부 업채에 수주를 주게 되는데...이과정부터 꼬이기 시작한다. 프로잭트를 따 내려는 외부 수주 업체들은 너나 할것없이 무조건 낮은 가격과 빠른 기일을 내새운다. 즉, 100명을 투입했을때 100일이 걸리는 일을, 50명을 투입해서 50일안에 만들어 준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이 프로젝트를 따 내게 된다. 당연히 시일이 짧고 투입인원이 적으면 들어가는 돈이 적다. A그룹으로선 돈도 적게 들고 시일도 빠르게 해준다는데 마다 할리가 없다. 자 이제 남은 과정은? 이 수주를 떠 맡은 B회사의 직원들만 죽어나게 되는것이다.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이지 않나? 맞다..과거 날림공사를 해대며 시일 마추기에 급급한 건설업체 모습과 흡사하다.
단순히 A와 B회사만 나왔을뿐, 실제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는 더 많은 구조로 일이 되는 경우도 많다. 즉 수주를 받은 B업체도, 자신들이 해야될 일을 나눠서 다른 회사에 수주를 줘 버리는 경우가 많다. 또 마찬가지 이 과정에서도 빠른 시한과 낮은 가격만을 앞세운 하청 회사들이 난입하게 된다.
조금전에 말했듯,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야근은 기본이고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삶을 살고 있는데....과연 그 생산물이 얼마나 창의적이고 좋은 제품이 될수 있을까?
어찌보면 참 불쌍한 중소 IT업체들이다...그런데 이런 경우 말고 반대로 중소 IT업체들이 소위 말하는 '눈탱이'치는 경우도 많다. 다음에 혹시 소개할 기회가 있으면 이런 외주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자주 써먹는 눈탱이 치는 방법도 한번 소개 해볼까 한다.
IT관련 예기를 하는데 이분 예기를 빼 놓을 수 없다. 바로 안철수 교수님의 명언이다.
"대한민국 벤처기업의 95%는 망한다"
정작 안교수님은 저 언급으로 구설수에 오르셨지만 나는 저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나중에 안교수님이 직접 무릎팍도사에 나오셔 해명하시기도 하셨지만..
"벤처기업은 원래 망하는 기업이다. 실리콘 벨리에서도 99%의 기업은 망하고 1%만 살아 남는다. 실리콘벨리와 우리의 차이점은, 실리콘벨리에서는 망한 99%의 기업이 도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을때 그들에게 다시 그리고 계속해서 기회를 주는 것이다. 실패를 패배로 받아들이는 풍토에선 아무도 도전하려고 들지 않을것이다"
안교수님은 벤처기업이라고 쓰셨지만 나는 IT산업이라고 읽고 싶다. 제조업에선 실패는 곧 패배다 라는 의미가 어느정도 맞아 들어갈 것이다. 여기저기 돈을 빌려서 공장을 만들고 여러 제조 설비들을 갖췄는데 실패를 하게 되면, 그 타격이야 말로 엄청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IT산업 벤처기업은 다르다.
우리는 IT산업을 제조업과 혼동하고 있다. 그리고 IT산업이 마치 제조업인 것인냥 행동하고 있다. 벤처산업, IT산업이 흥하려면 이러한 인식부터 벗어 던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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