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 Book2011. 3. 11. 04:17


더 아리스토캣
감독 폴 프로벤자 (2005 / 미국)
출연 크리스 알브레히트,제이슨 알렉산더,행크 아자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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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스토크랫(The Aristocrats)'이 맞는 한글 제목일것이다. 아마도 내가 이 영화를 '리뷰'하게 된다면, 대한민국 웹에서 가장 먼저 리뷰를 하는 영광을 누릴듯 하다...구글과 네이버, 다음등에서 잠깐 찾아본것으로 확실한것은 아니지만... 또, "아리스토켓(The Aristocats)"이라는 1970년대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도 있고 해서...(※ 나중에 확인해보니 최초는 아니더군요......역시 ㅡㅡㅋ)
 누가 한글 제목을 붙였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무성의한 '한글화' 때문에 전혀 상관없는 두 영화가 엮여 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또 한가지...(사실 이 문장은 포스트를 작성하던 중간에 삽입한 것인데) 내가 지금 작성하는 글이 영화에 대한 리뷰인지, <아리스토크랫 조크>에 대한 설명인지....나도 좀 헷갈린다. 왜냐면, 영화 자체가 <아리스토크랫 조크>에 대한 리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이 영화를 한글번역된 자막없이, '매우 무성의하게 제작된' 영어자막만을 참고하며 감상했기 때문에 100% 확실한 영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확언할 순 없다. 다시 한번 확실히 정의 하자.
 이 글은 영화 <The Aristocrats>에 대한 리뷰라기 보단, 영화가 소개 하고 있는 <아리스토크랫 조크>를 McGee가 알아들은 만큼 글로 전달하는 것에 가깝다.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주구장창, 1시간 20분 내내, 단 하나의 주제에 대하여, 엄청나게 많은 미국 코미디언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우리에게 꽤나 친숙한 인물들도 많이 등장하는데, 몇명 거론해 보자면...행크 아자리아, 롭 슈나이더, 데이빗 브레너, 마리오 칸토네, 조지 칼린, 우피 골드버그, 빌 마허, 마이클 맥킨, 크리스 락, 밥 사겟, 사라 실버맨, 브루스 빌란치, 로빈 윌리암스....등등 엄청나게 많은 이들이 출연한다. (멧과 트레이는 볼 수 없다. 그들은 다른 방법, 그들만의 방식으로 참여한다.)
 그 주제란게 무엇이냐? 매우매우매우매우 난감하다. 그것은 바로, 영화 제목과 똑같은 "The Aristocrats"이라는 이름을 가진 "농담(Joke)"에 관한 것이다. 

 이 농담의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은 다음과 같다. 한 집안의 가장이 연기 오디션을 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에이전트가 어떤 연기를 보여 줄거냐고 묻고, 아버지가 이에 대답하는 상황을 그린것이다. 그리고 블라블라 자신의 연기를 설명하고 실제로 보여준다음, 제작자에게 펀치라인 (punch-line : 농담이나 웃긴 이야기의 마지막에 들어가는 진짜 웃게 만드는 한방 문장) 을 말하는 것으로 농담은 끝난다. 

 이 농담을 이루는 구성요소들을 순서 없이 나열해 보겠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아들, 아기, 딸, 강아지, 나찌(히틀러), 2~6명의 난장이, 고양이 풀(pool), blood, shit, pee, spit, sperm, vomit, cock, 미끄럼, ass-hole, fuck(as verb), dead fetuses, 9/11..........

 솔직히 내입으로 이 농담을 하지는 못하겠고...사우스파크 친구들 카트맨을 동원해 이 아리스토크랫 조크가 무엇인지 한번 접해보자. 


 대충 어떤 농담인지 감을 잡으셨으리라 믿는다. 참고로 위 영상은 실제 본 영화속에 들어간 장면으로, 오직 이 영화만을 위해 만들어진 클립이며, 어떤 사우스파크 에피소드에서도 찾을 수 없는 영상이다. 물론 위 클립의 영자막은 가지고 있긴 하지만....한글자막을 입힐 생각은 전혀 없다.




이 농담의 특징을 나열해본다.

  1. 알려진 모든 조크 중, 전 우주를 통털어 가장 최고로 재미있고 웃긴 조크이다. (이건 느낌이 아니라, 사실이다. 즉, 누군가가 이해를 못하고, 웃기지 않다고 생각하는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미 세상에는 이 조크가 우주최고의 조크로 공인 받았기 때문이다. 마치 아인슈타인이 뉴턴의 뒤를 이은 역사적인 물리학자라는 사실처럼 말이다.
  2. 이 조크는 대중에게 공연되기 위한 것이아니고, 스탠드업 코미디언들과 몇몇 쇼비즈, 엔터테이너들 사이에서만 알려지고 전해진 조크다.
  3. 이 조크는 여러가지 버전을 가지고 있는데, 그 버전의 갯수는 이 조크가 몇사람을 거치느냐에 달렸다. (즉, 모두들 자신만의 버전으로 만들어서 전파한다)
  4. 위에 다양한 버전이 있다고 한만큼, 이 조크를 이루는 세세한 요소는 각기 다르다. 때로는 가족들중 딸은 없고 아들만 나오는경우, 할아버지 할머니는 나오지 않는경우, 나찌만 나오고 난장이는 안나오는경우 -- 혹은 나찌 난장이가 나오는경우.....등등, 완전히 정형화된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큰 틀에서 한 가족이 연기 오디션을 본다는 것과, 마지막에 펀치라인이 등장한다는 구성은 거의 변함이 없다.

 
영화에 등장한 수많은 코미디언들은 제각각 자기가 알고있는 아리스토크랫 조크를 말하는데, 놀랍게도 그 모든 이야기는 서로 다 다르다. 비록 그 플롯은 일정하지만, 세세한 부분은 모두 다르게 말한다. 심지어 서로 자신의 아리스토크랫 조크를 서로 들려주는 장면에선, 서로 배를 잡고 웃기도 한다.
 멧과 트레이도 카트맨의 입을 빌려 자신들만의 아리스토크랫 조크를 들려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들의 펀치라인은 "The Aristocrats" 이 아니고, "Neither do I" 이라고 말하는 카트맨의 대사이다.



 이 농담의 큰 특징이 바로 코미디언들과 몇몇 엔터테이너, 엔터테이너 종사자들 사이에만 전해지는 조크라는점인데, 영화에선 그것을 이렇게 해석하고 있다.

 먼저, 쇼비즈니스의 세계가 어떤 곳인지 말해준다. 잔인하고, 무례하고, 역겹고, 부정(不淨)하고 음란하고, 퇴폐적이고, 입에 담을수조차 없는 구역질나게 더러운 농담이 통하는 세계라는 것이다. 바꿔말하면, 실제로 쇼비지니스의 세계는 '그러한 곳이다' 라는 사실을, 이런 농담이 통해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 어떤 버전의 아리스토크랫 조크에선, 마지막 펀치라인이 "The Aristocrats"이 아니고, 그 연기를 보고난 에이전트가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끝나는 버전도 있다. "그거 봤던건데..."

 코미디언 사이에 이런 농담이 도는 이유중 하나는, 이 농담이 일종의 "코미디언 계"의 자기과시로 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나는 이런 하드코어적인 농담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코미디언들에게 으스대는 용도로 쓰인다. 이러한점은, 이 농담이 미국의 쇼비즈니스 황금시기였던 50~80년대 사이엔 매우 자주 언급되던 것들이라는 점을 보면 어느정도 짐작을 할 수 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의견을 들어보자면,

 사실, 아리스토크랫 조크은 농담 그자체로 좋은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코미디언이 하는 일이다. 구역질 나고 상상할 수도 없는 저속하고 음란한 이야기를 가지고, 사람들을 웃게 만들수 있다면.....그는 정말 위대한 코미디언이라는.....일종의 역설적인 의견이다.



 아래 장면을 한번 보도록 하자. 


 위 영상은 코메디 센트럴에서 방송된 휴이 헤프너의 로스트(roast)쇼에 출연한, 길버트 갓프리드가 진짜로 관객들 앞에서 <아리스토크랫 조크>를 하는 장면이다. 참고로 이 로스트(roast)쇼는 9/11 테러가 있은후 3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방송되었다. (게다가 쇼가 열린 장소 또한 뉴욕이었다)
 원래 길버트는 9/11에 관련된 농담(!)을 하고 있었는데, 방청석에서 "너무 이르다"라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자 길버트는 대끔,  <아리스토크랫 조크>를 시작한다. 마치 "당최 뭐가 너무 이르다는것이냐?" 라고 항변하듯 말이다. 롭 슈나이더는 숨이 넘어갈듯 땅을 치며 웃기 시작하더니 마지막엔 완전히 웃다가 넉다운이 되버린다. 






 내 나름대로 분석을 최대한 해보면, 이 농담은 그야말로 코미디엔 한계가 없다라는 것을 매우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중 하나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아마도 아시겠지만, aristocrat의 뜻은 "귀족"이다.

 오디션을 보러 온 가족이 연기를 마친 후, 에이전트가  "What kind of act is that?" (당최 그게 뭐하는 짓이란 말이냐?! 혹은 -- 그건 어떤 종류의 연기(act)냐?) 라고 묻자 아버지가 이렇게 대답한다 "The Aristocrats" (귀족이요) 
 물론, The Aristocrats라고 대답하는 펀치라인은 몇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온간 잡스러운 짓을 하고 난 다음 귀족의 일상을 그린것이라고 비꼬는 것일 수도 있고,  Aristo-act (귀족적인 연기) 라고 해석을 하면 중의적인 발음을 이용한, 일종의 언어유희 적인 면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한가지...제가 이 농담을 처음 들었을때 웃었냐고 물어본다면....대답은 아니오 입니다. 이 농담을 유투브에서 카트맨 버전으로 처음 접했는데, 매우 빠른 카트맨의 말소리 때문에 몇몇 단어만 간신히 알아들었고, 더욱 중요한 사실은, 펀치라인을 이해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반복해서 몇번 본 다음, 간신히 어느정도 알아들었을때도 그리 웃기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차라리...카트맨이 "나도 뭐가 웃긴지 모르겠다" 라고 한 라인이 더 웃기더군요. 하.지.만...........이 영화를 보는도중....영화가 중반을 넘어서자, 저도 모르게 출연한 코미디언들의 아리스토크랫 조크에 배를 잡고 웃고 있더군요..


 사우스파크 14시즌 9번 에피소드 It's a Jersey Thing 에서, 알카에다의 비행기 공격을 보고 혀를 내둘렀던 우리들....
 그걸보고 슬픈일이 웃기려면 25년이 걸린다는, 사우스파크만의 룰을 깻다고 지적한 McGee......

 과연 이 영화나 아리스토크랫 조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글을 거의 마치면서도 잘 모르겠다. 그저, 저들의 웃음이 우리의 그것과는 매우 다르다는 현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정도라고 해야할지..물론,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미국코미디언들이 이 농담에 동조하는것은 아니다. 그들 스스로도 역겨운 농담이며, 유머라는 구실을 뒤집어쓴 음담패설일 뿐이라고 질겁을 하는 코미디언들도 많다.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장면이다.

좋습니다. 당신은 이제 이 골때리는 조크에 대해 알았으니 웹사이트에 방문해서 당신만의 아리스토크랫 조크를 적어주세요.

쉽습니다. "한 남자가 오디션을 보러 에이전트 사무실에 방문했다....."























(웹사이트 없어졌어용 ㅋㅋㅋ)

 
Posted by McG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