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Gee'SAW2012. 1. 15. 04:46

.....
관련기사 : "나는 소수자다" 병역거부자 "국가의 부속품 아니다"


 다행입니다.
 공현(유윤종)씨 같은 분이 군대에 오지 않아서...
 입영영장보다 병역 거부를 먼저 만나서 운이 좋다고 생각하신다고요? 지금 군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 후배 현역 군인들도 운이 좋은듯 합니다. 공현씨 같은 분이 후임으로 오지 않아서요. 이등병은 적군 1명을, 일병은 적군 2명을, 상병은 적군 3명을 처리 할수 있다고 합니다만.... 군대 부적응자 1명은, 전도유망한 지휘관을 비롯한  아군 1개 분대나 1개 소대 정도를 너끈히 초토화 시키고 남음이 있거든요. (병장은 4명 모여야 적군 1명을 처리 할 수 있죠 ㅋㅋ)

 양심적 병역거부의 밑바탕이 국가주의와 전체주의에 대한 반감이라고 하셨는데, 한반도의 현 상황에 대입해 보면 엄청난 모순이란걸 알고 있으시지요? (아니면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양심'운운 하면서, 정작 자신의 양심을 팔고 있는 것인지?)
 대한민국의 군대는 몇몇 매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방어'가 기본입니다. 편제와 체계 자체가 방어전투에 적합하고 방어전쟁에 주력 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무엇에 대한 방어를 하는 것일까요? 주적 북한정권이야 말로 국가주의와 전체주의의 축, 아니 축 정도가 아니라 덩어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의 몸과 마음에 군대의 폭력 문화가 새겨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셨습니다. 맞습니다. 군대는 보이스카웃이 아닙니다. 살인과 폭력을 가르치고 배우는 곳입니다. 250m 전방에 사람 모형에 총알을 다 박는, 사격만점자가 포상을 받는 곳입니다. 상대를 잘 죽여야 칭찬받고 인정 받는 곳이지요. 하지만 대한민국 군인들이 이보다 더 뼈저리게 느끼고 오는 점은 '인내'입니다. 폭력을 배우기도 하지만, 그 폭력을 어떻게 절재하고 참고 견디는 방법도 배워 옵니다. 폭력의 실상을 더 잘 알고, 그 폭력이 발생했을땐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도 더 잘 압니다. 그걸 더 잘 알기에 혹독한 훈련과 힘든 단체생활도 견딥니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명제가 낡은 역사적 명제라고 했습니다. 이것도 맞습니다. 저건 아마도 짐작컨데 인류의 역사에서 국가라는 체계가 잡히기도 전에 발생되어던 낡은 명제입니다. 중요한건, 그 명제가 아직까지 국제 사회에 매우 잘 들어 맞는다고 것이지요. 심지어 스위스의 영구 중립 선언도, 아쉽게도 무장해제를 통한 영구 중립은 아니지요. 스위스는 세계적인 무기 수출 국가이기도 하며, 유럽 한 가운데 위치한 나라임에도 해군 병력 까지 보유한 나라입니다. 힘이 없이는 그 무엇도 보장 되지 않는다는걸 유사 이전부터 지금까지 전 지구인은 잘 알기 때문이겠지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저 또한 물론, 군대에 끌려서 갔다왔습니다. 특기병 '지원'의 형식을 빌긴 했지만, 어차피 가야 할 것 더 이상 늦기전에 가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인터넷에 보면 많은 이들이 여성의 군 복무 문제를 남녀평등에 연관시켜 문제삼기도 하고, 가산점을 2점이니 3점이니 하면서 싸우는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저는 그런것에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제가 군대에 갈 때만 해도 저희 가족은 저 포함해서 5명이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누나 둘(지금은 다 시집가셨죠) ... 저는 국가를 지키러 간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개똥 철학 같지만, 국가의 힘을 빌어 우리 가족을 지키러 간다고 생각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레지스탕스 처럼 말입니다. 레지스탕스가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국가의 위기에 대한 애국심의 발로 때문에 나온게 아닙니다. "딴집 터지는건 알바 없지만, 내집 터지는건 어림없다."' 라는 생각에서 출발해서 자연스럽게 조직으로 뭉친것이 레지스탕스 입니다. 여성 병역 문제가 운운 될때 마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 누나들이 군대 가는것보다는, 그냥 나 혼자 대신 가는게 속 편하지 않나?' (물론 '대신'간다는 표현이 적절하진 않지만) 저는 배운게 없어, 국가주의나 전체주의 같은 거대 담론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꼰대 같이 캐캐묵고 같짢은 마초이즘에 쩔은 자기 합리화 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잊었습니다. 우리가족을 지키러 가는데 그정도의 인내도 하지 못하진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족들을 너무 사랑 했기에, 힘든 내무생활에도 나쁜 마음 먹지 않고 묵묵히 견뎌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병역 거부 선언 잘 하셨습니다. 부디 그 뜻을 잘 이루길 바랍니다. 주장하시는 '대체복무제'도 하루 빨리 이땅에서 이룩되길 바랍니다. 대체복무제가 허용되고 잘 활성화 된다는건, 아마 한반도에서 전쟁이란게 사라졌다 라는 것을 의미하기에 말입니다. OECD국가중 유일하게 양심적 병역 거부가 징역형이 되는 유일한 나라라고 하셨습니다. OECD국가중 1년 365일 데프콘4의 준비태세가 걸려있는 나라가 또 어디 있는지 물어 보고 싶습니다. 비록 세계인들에겐 한국전쟁이 Forgotten War일지 모릅니다만, 그 땅에 살고있는 우리에겐 현재진행중인 전쟁입니다.


ps. 경향신문에서 해당 기사를 읽었습니다만, 병역 문제에 진보니 보수니 하는 개념을 같다 붙이진 마시길 바랍니다. 군대는 민주주의의 수호자이지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곳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인권 (Licensed by 대한민국헌법)



자유, 그리고 무엇보다 민주주의를 사랑하지만,
어쩌면 영화 스타쉽트루퍼스의 '시민'이라는 개념이
필요한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고 느끼는......
('비양심적' 병역 이행자) 대한민국 육군 예비역 병장 McGee 드림



..............


Posted by McG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