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에는 사우스파크 14시즌의 가장큰 2개 스토리중 하나의 스포일러를 포함 하고 있습니다. 14시즌을 즐기지 못하신 분들은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시거나, 사우스파크TV넷을 통해 14시즌을 즐기신 다음,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Necronomicon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의 단편 소설 "크툴루의 부름"에는 네크로노미콘이라는 책이 나온다. 러브크래프트 자신은 이 책의 이름을 "죽은 자의 법률에 대한 이미지" 등으로 해석된다고 밝힌 적이 있으며, 보다 원제에 가까운 번역은 "죽은 자에 대하여" 이라고 한다. (-from 위키백과)


 이 네크로노미콘書에서 확인되는 유일한 구절은 단 두가지 인데, 먼저

"ph'nglui mglw'nafh Cthulhu R'lyeh wgah'nagl fhtagn"
(르'리에의 그의 집에서 죽은 크툴루가 꿈꾸며 기다린다)

 라는 구절이다. "르'리에(R'lyeh)"는 크툴루의 지배를 받는 고대의 도시로 남태평양에 가라앉은 곳이며, 지배자인 크툴루가 깨어남과 함께 세계의 재앙을 초래하는 시발점이 되는 곳이다. 다른 하나 확인되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죽지 않는 그것은 영원을 존재할 수 있으나,
기묘한 영겁 속에서는 죽음마저 죽을 지 모른다."

 얼핏 복잡하게 들리는 문장이긴 하나, 뜻을 천천히 곱씹으며 음미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영생을 누리는 존재는 자신의 영생이 위대한 능력이라 착각 할지 모르나, 영겁의 시간의 굴래 속에서의 영생은 위대한 능력이 아니라, 죽음이 허락되지 않는 끝을 알 수 없는 고통스러운 저주라는 것이다.

 14시즌을 통해 확인된 케니의 부활은, 묘하게도 이런 크툴루 신화의 내용과 맞아 떨어진다.
 Mr.,Mrs. 맥코믹 부부의 젊은시절의 잘못된 선택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되는) 때문에, 케니는 네크로노미콘서에 언급된 저주를 고스란히 가지고 태어난 존재인것이다. 케니의 죽음과 부활, 영생은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다음과 같다.

Kenny : It's NOT pretty cool, Kyle !  It FUCKING hurts !

 고대부터 수많은 나라의 황제와 임금들이 갈망해왔으며, 지구상의 수많은 종교들이 하나같이 내세우는 영생이라는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오늘은 사우스파크가 아닌, 다른곳에서 해답을 찾아보겠다. 그 대상은 다름아닌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미드 X-file이다.

미스테리한 사건을 다루는 엑스파일 아니만큼, 영생에 대한 주제도 꽤 많이 등장했다. 시즌초기 Tooms 연작을 비롯해 몇몇 작품에서 영생이나 무한한 젊음을 누리는 존재들이 있었지만, 특별히 영생이란 주제가 어둡게 표현된 6시즌 9에피소드 <Tithonus(삶과 죽음의 교차로)> 을 살펴보자.



Tithonus
(※ 티토누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새벽의 여신 에오스의 애인이다. 에오스는 자신의 애인 티토누스에게 영원한 생명을 달라고 제우스에게 요청했다. 하지만 영원한 젊음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만을 부여받은 티토누스는 영원히 늙기만 할 뿐, 죽지 못하게 된다)

 평범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하지만, 사건을 조사한던 경찰은 사건현장을 찍은 사진을 살펴보고 특이한 점을 발견하고 FBI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당시 한직으로 좌천당한 스컬리와 멀더...커쉬 부국장의 배려로 특별히 스컬리만 이 사건을 맡게 된다. 특이한점 이란, 사건현장을 찍은 사진에 나타난 시계 때문이었다. 사건 발생 시간과 거의 일치하는 사건현장사진...이 사진을 찍은 인물은 알프레드 펠릭이란 노인으로, 신문사나 경찰에 부탁을 받아 사건현장을 기록하는 사진을 찍어주는 일을 하는 인물이었다.


 그가 찍은 사진이 마치 살인이 있을거라고 예상이나 한듯 사건이 발생하자 마자 찍힌것을 수상하게 여긴 FBI는 이 노인이 살인을 직접 하고, 그 현장을 찍은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그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과거 기록을 찾아보던중, 특이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매년 갱신되는 그의 등록증에 실린 사진이 수십년전과 지금까지 똑같은 것이었다.


때마침 또 다른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현장에서 팰릭의 지문이 발견된다. 그를 감시하던 스컬리는 단도직입적으로 그에게 사건 현장 사진을 보여주며 해명을 부탁한다. 이에 팰릭은 자신에게 곧 죽을 사람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왜 죽게 되는가는 모르지만, 그의 눈에는 이제 곧 수명이 다한 사람이 보인다는 것이다.

한편 스컬리 몰래 사건파일을 뒤지던 멀더는 팰릭의 나이가 149세가 넘은걸 발견하게 된다. 이름을 바꿔가면서 기록된 그의 신분은 과거의 다른 여러 사람들과 지문이 일치한 것을 발견하게 된것이다. 스컬리와 멀더는 그가, 늙지 않고 계속해서 다시 태어난다고 결론을 내리고 그를 체포하러 간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자신의 이야기는 보다 놀라운 것이었다.

"......그사람들(죽은 사람들) 불쌍한거 하나도 없소. 다들 복이 많은거요. 복이 많아 죽은거요. 나는 사진만 찍을 뿐이오. 그들의 생명을 가져가는건 그 친구요......'죽음' 말이오......죽음의 얼굴을 보기 위해 그런 사진을 찍는 겁니다. 그러면 죽을 수 있죠. 수면제도 소용없고, 면도날 독가스도 소용없었수다. 다리에서 몇번이나 뛰어내렸지만, 몸만 흠뻑 젖곤 그게 끝이었소...난 버림 받았소."

 그는 곧 죽을 사람을 알아보고, 사진을 통해 그 '죽음'의 실체를 쫒아 다닌 것이었다. 바로 죽기 위해서 '죽음의 실체'를 쫒아다니는 영생의 몸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 더 살고 싶은 마음 없소이다. 삶에 대한 미련은 잊은 지 오래요. 남은 거라곤...할 일이라곤 이것(사진) 뿐이에요. 대부분 사람들은 영생을 원하죠? 다들 바보라서 그런겁니다. 그래서 전 더 죽고 싶어지죠. 인생은 75년 정도면 충분해요. 경험자의 충고요. 영원히 산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그러면 인생의 회환과 외로움을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게됩니다. 무엇이든 끝이 있어야 아름다운 겁니다.  사랑이요? 그게 영원하다고 생각합니까? 40년전 너무나 외로워 시청에 갔었소. 시청 문서 보관소. 기록보관소라고 하던가? 어쨋든 아내를 찾고 싶었소. 근데...아내 이름이 생각이 안나더군요. 완전히 잊었어요. 사랑의 수명도 기껏해야 75년이요. 그것도 운이 좋아야지. 사랑도 사라져버린 세상에 살고 싶겠소? 난 기회를 놓친겁니다."

펠릭의 눈에 비친 스컬리. (펠릭의 눈엔 곧 죽을 사람은 흑백으로 보인다)





음....리뷰를 할 때 마다 느끼는 건데....참 내가봐도 나의 능력은 대단한거 같다.
...재미난 스토리를 곤죽으로 만드는 능력 말이다 ㅡㅡ; (그래서 '사우스파크 리뷰' 카테고리에 글이 적은건지도..)

 위 에피소드와 더불어 같이 보면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6시즌 15화 <Monday(악몽의 월요일)> 에피소드이다. 위트넘치는 구성과 연출이 돋보이는 에피소드로, 역시 무한히 반복되는 시간과 삶이 얼마나 저주스러운 운명인가를 잘 나타내 준다.

 물론, 종교적인 의미의 영생은 알프레드 펠릭의 그것과는 다를 것이다. (다르겠죠? 다르려나? 달라야되지 않을까? 안다른가? 어랏?) 안타깝게도 내겐, 종교라는 과분한것을 누릴 복이 없어서 상상이 되지 않지만....
 몰몬교도들에게 둘러쌓여 영생을 누리는게 과연 행복할까 라는 의문이 들긴 한다....그게 설령 몰몬교도들이 아니라 72명의 처녀(혹은 72개의 흰 건포도)라고 해도 말이다.

(끝이 있어야 아름답다는 말...이글을 쓰는 내게도 해당되는 말인듯하다...이쯤에서 얼른 글을 접어야 더이상 추해지지 않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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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cG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