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파크 내부적인 종교관에 대해선 이미 여러차례 포스팅을 통해 소개한 바 있으니, 이번에는  외부적인 이야기들.... 사우스파크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실제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2011/01/11 - [사우스파크/사우스파크論] - 사우스파크의 종교관 




 최근, 미해병대에 의해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되었다. 사우스파크의 팬들이라면 아마도 묘한 데쟈뷰 현상을 겪었을 것이다. 사우스파크에서 오사마 빈라덴은, 1409 It's a Jersey Thing 에피소드에서 이와 비슷한 죽음을 맞이했었기 때문이다. 많은 팬들이 멧과 트레이의 신통방통한 선견지명(?)에 놀라워 하면서 그 에피소드를 떠올리며 즐거워 하고 있는 가운데, 팬들이 잘 알지 못하는 멧과 트레이의 '예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10시즌 초반부에 마호메트(그렇다. 이번에도 지겨운 이슬람교 이야기이다)에 얽힌 멋진 에피소드 <Cartoon Wars> 시리즈를 보면 다음과 같은 카트맨의 대사가 나온다.



"프로그램을 망하게 하려면, 단 한 에피소드만 중단시키면 된다고. 이슬람 놈들을 위해서 이번 에피소드(무하마드가 출연하는)를 막기만 하면, 기독교 놈들이 다시 보여달라고 요구할 꺼란 말이지. 그럼 그 좆같은 놈들이 다른 에피소드도 방영되지 않도록 요구를 할꺼란 말야. 그렇게 계속되다보면 '패밀리가이'가 없어질때까지 그 논쟁은 계속 이어져서 결국 망하게 될꺼라구."

  즉, 한쪽의 요구를 단 한번만 들어주게 되면, 반대편이 난리를 치며 다른 요구를 해댈 것이고, 또 그 반대편의 요구를 들어주다 보면 또 다른 반대편이 난리를 치며 또 다른 요구를 해댈 것이라는 논리이다. 에피소드에 소개된 대로, 실제로 이러한 일이 "Laverne and Shirley(래번 엔 셜리 - 1976~1983)라는 시트콤에서 일어났었다고 한다. (비록 이 시트콤이 정확히 어떤 일로 종영이 되었는진 모르겠지만)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정확히 말해선 '일어났었다!')

 사우스파크 팬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듯, 14시즌의 <200>, <201> 에피소드가 과격 이슬람 단체의 협박으로 검열된체 단1회만 방송되었고(2010년 4월), 공식 홈페이지의 실시간 다시 보기 서비스도 제한 되었고 심지어 최근 발매된 South Park : Complete Fourteenth Season DVD와 Blu-Ray에서도 '삭제된' 버전이 실리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었다. 에피소드 방영당시, 미국의 많은 팬들은 코미디 센트럴을 한 목소리로 비난 하며, "협박에 굴복하여, 언론과 표현의 자유(Freedom to Speech)를 저버렸다" 며 성토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DVD가 삭제된 버전으로 발매된것이 알려진 뒤에도 아마존에 실린 댓글들을 보면, 결국 테러리즘에 굴복하여 표현의 자유를 지키지 못했다며 코미디 센트럴의 DVD를 앞으로 구매하지 않겠다는 등 실망감을 나타내는 글들이 많았다. 

 자, 여기까진...어느정도 사팍의 팬들이고 이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 법한 사실이다. 물론, 나도 고작 이따위 캐캐묵은 내용이나 전하려고 포스팅을 하려던 것두 아니지만..



카트맨의 예언...멧과 트레이의 예언은 정확했고, 현실화 되었다.

 사우스파크의 마호메트 사건이 있은지 얼마되지 않은 2010년 5월, 코미디 센트럴사(社)는 새로운 만화 시리즈, 'JC'를 준비 한다고 발표했다. 그렇다. Jesus Christ 바로 그분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주인공인 예수 그리스도가 자식에게 무심한 아버지(God)를 못마땅하게 생각해, 하늘나라를 떠나 미국 뉴욕으로 이사를 오면서 겪게되는 좌충우돌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예수는 '보통 인간' 이자 촌뜨기 바보 캐릭터로 그려지며, 예수의 아버지(God)는 자식과 대화하는 것을 귀찮아 하는 무책임한 부모로, 자식보다 비디오 게임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관련기사 - USA Today>

 이에 미국 교계는 즉각적인 대응을 하고 나섰는데, 미국 유대-기독 연합체, 미디어 리서치 센터, 부모TV감시단 등의 단체들이 이른바 "신성모독에 대항하는 시민들의 모임(CARB)" 라는 모임을 결성, 방영금지 서명운동에 돌입했다고 한다. 또한 코미디 센트럴 채널 광고주들에게 해당 상품의 불매운동을 펼치겠다는 압박도 넣었다고 한다. CARB는 성명서를 통해 " 85%가 크리스천인 미 국민들과 기독교를 모독하는 행위"라며 "안티 크리스트의 지지를 받는 프로그램의 방영을 좌시하지 않겠다." 라고 했다고 한다.
 또 이들은,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 '사우스 파크'의 한 에피소드에서 이슬람 예언자 마호메트가 곰 복장을 하고 나온 것 때문에 이슬람교도들을 의식해 사우스파크를 검열한 것과 반대로 기독교에 대해선 이중잣대를 드이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무슨 개좆같은 논리란 말인가?)
<관련기사 -  조선.com>



같은 놈들 맞아?

 사태가 커지자, 코미디 센트럴은 서둘러 수습하기에 바빳다. 대변인 토니 폭스는 JC 시리즈가 대본조차 나오지 않은 아이디어 기획 단계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발표하며, 실제로 검토중인 프로젝트들 중 극히 소수만 TV를 통해 방영된다고 발뺌했다. 사실, 코미디 센트럴 홈페이지에선 이미 JC 시리즈의 예고편 영상이 방영되고 있었는데, 사건이 커지자 코미디 센트럴은 예고편 앞부분에 "우리는 기독교 정신을 존중한다"라는 자막을 삽입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은 그나마 이 예고편 클립 마저 삭제되었는지 코-센 홈페이지에선 찾아볼 수도 없다. 또한 JC시리즈 자체도 끝끝내 제작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과연, 마호메트를 보여달라며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던 인간들이, 결국 자신들의 종교가 비웃음 거리가 되려고 하자 그들이 욕하던 인간들과 똑같은 짓을 하고 만 셈이다.

 USA Today에 실렸던 기사에 달린 섬뜩한 댓글을 하나 가져와 본다.
This makes me sick. Christians are easy targets because we aren't going to kill anyone, or even threaten to do so. Muslims threaten both and all media backs off. So go ahead, Comedy Central, go for the easy target. That takes guts.
(이것 참 역겹구만. 크리스챤들은 쉬운 먹잇감이야 왜냐면 우린 누굴 죽이거나 협박하지 않거든. 무슬림들은 모두에게 협박하니 미디어들이 물러서잖아. 그러니, 코-센놈들 한번 해보라고. 어디 한번 쉬운 먹잇감을 노려봐. 배짱 부려 보라고!)

 테러리즘과 협상하지 않는다며 위대한 자유사상을 부르짓던 사람들도, 결국 자신이 타겟이 되자 폭력을 동원하지 않아 이런 수모를 당하는 거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신성모독? '믿는 자' 에게나 있는것

 뭐.. 굳이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 이라는 캐캐묵은 표현을 쓰지 않아도 이 얼마나 웃긴 지꺼리들을 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을테다. 비록 이번 일이 사우스파크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었던 일인지 여부도 알 수 없고, 또 코-센이 이 사태로 망하는 일이 발생하지도 않았지만... 한번만 방영을 막으면 된다던 멧과 트레이의 예언은 어느정도 현실화 되었다.

 기독교인들이 예수를 희화화 하면 신성모독이다. 그러나 믿음이 없는 사람이 그것을 희화화 하는것을 신성모독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것은 단지 '무례'일 뿐이다. 다른 사람의 무언가를 존중해주지 않는, 무례하고 몰상식하며 무식한 짓일 뿐이다.

 

멧과 트레이는 이점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리고... '신성'이란 것이 정말 그토록 진실이라면, 인간이라는 하찮은 피조물이 그것을 모욕한다고 정말 모독되는  존재도 아닐텐데 말이다. (마치 그 무엇으로도 마호메트를 형상화 할 수 없다는 꾸란의 말처럼 말이다)
2010/04/26 - [사우스파크/에피소드 리뷰] - 201 - (그리고 무함마드)







 "나의 신성함이 진정 그런 불쌍한 불신자들의 말 몇마디로 훼손된다고 믿느냐? 나를 모독하는건 그 불신자들이 아니라 나의 신성함을 믿는다고 말만 하면서, 그 신성함이 훼손 될 수 있다고 의심하는 너희들이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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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cG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