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사우스파크 9시즌 4에피소드 <Best Friends Forever> 의 리뷰중 일부입니다.

2012/02/09 - [사우스파크/에피소드 리뷰] - Best Friends Forever (PART I)
 지난글에 이어 9시즌 4화 <Best Friends Forever> 에피소드의 리뷰를 계속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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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의 배경 - 테리 샤이보우 사건


 테리 샤이보우(Terri Schiavo , 국내에선 '테리 시아보' 라고 많이 알려져있다) 는 1990년 체내의 칼륨 불균형으로 심장마비가 일어나 뇌에 혈액 공급이 중단되어 치명적인 손상을 입고 식물인간이 되었다. 남편이었던 마이클 샤이보우는 평소 테리가 '인위적인 방법으로는 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주장하며 테리의 생명을 유지시키고 있던 영양 공급관 제거를 주장했다. 하지만  테리의 부모와 가족들은 미약하게나마 그녀가 살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있으며, 몸을 약하게 움직이는등 상태가 호전되고 있고, 비록 의식은 없지만 스스로 호흡하고 몸 안으로 들어온 음식물을 소화 하고 있다는 것을 들어 영양 공급관 제거는 있을 수 없다고 반대 했다.

 사실, 사건의 내면엔 치정문제와 돈이 걸려 있었던 지저분한 케이스이기도 했다. 남편 마이클은 1995년 즈음 부터 이미 다른 여성과 동거를 시작했으며, 나중에 테리가 죽은지 10개월만에 결혼식까지 올린다. 테리가 죽을 경우 받게될 백만 달러가 넘는 진료 보상금과 각종 후원금등이 탐나, 테리와 이혼은 하지도 않으면서 안락사를 유도하기에 급급하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였다.
 결국 1998년 마이클은 영양 공급관을 제거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 했고, 플로리다 주 법원은 테리가 회복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2000년 2월과 2001년 10월에 영양 공급관 제거를 명령했다. 그러나 들끓는 여론과 플로리다 주지사까지 개입하면서 문제가 커지게 되고, 테리에게 다시 영양 공급관을 연결, 테리의 생명을 연장시킨다. 이후 이 문제는 전국적인 주목을 받게 되, (주지사 시절 무려 153건의 사형 집행을 허용한 사형 챔피언) 조지W.부시 대통령까지 가세 하여 테리의 생명연장을 위한 특별법까지 제정 하였다. 끝내 미 연방법원이 끝내 테리 부모의 청원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2005년 3월 17일 테리의 영양공급관 제거를 허가 하였고, 13일 후 2005년 3월 31일 숨을 거둔다. (※ 베스트 프렌즈 포에버 에피소드의 방영일 2005년 3월 30일)

좌로부터 테리의 부모, 테리, 남편 마이클

 




뇌사 그리고 식물인간

 
 기본적으로 뇌사상태와 식물인간 상태를 구분하는건 뇌의 일부분이라도 살아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뇌의 일부분이 손상되어 의식은 없지만 뇌간에 의해 호흡이나 소화기능등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하는것을 식물인간 이라 하며, 뇌세포가 거의 대부분 손상되어 뇌간을 비롯해 뇌의 전반적인 기능이 완전히 상실된 상태를 뇌사 상태라고 한다. (일부이든 전부이든  한번 파괴된 뇌는 절대 회복이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식물인간 상태에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뇌활동 등은 정상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영양공급이 이루어지기만 하면 생명을 이어 갈 수 있다.

 
극중 '지속적 식물인간 상태(persistent meditative state)'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케니의 정확한 상태는 사실상 뇌사 상태에 가깝다고 봐야 하겠다.(의사선생의 부연설명에 의거).  실제 주인공인 테리 시아보의 경우에는 '식물인간' 상태였고, 영양튜브는 있었지만 인공호흡기는 필요 없는 경우였다. (논란이 된 것도 바로 이 영양튜브를 제거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었다. 또한 그녀는 영양튜브를 제거 하자 마자 죽은게 아니라 13일동안 생존해 있었다)

 이 부분에서 제작자들은 약간 혼란을 받은 모양이다. 케니는 인공호흡기가 필요 없고 영양튜브만으로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으며, 영양튜브를 제거한 이후에도 얼마간 살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사선생은 케니의 뇌세포는 대부분 파괴된 상태이고 회생도 불가능한(즉, 뇌사) 상태라고 맥코믹 부부에게 말한다. 디테일에 신경쓰지 않는 사우스파크 이므로 .... 통과!



안락사(
euthanasia -그리스어 '아름다운 죽음') 
 치료의 고통이 너무 크거나 도저히 회생 불가능해 치료가 무의미 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죽음을 일종의 '평안한 안식'을 준다는 개념을 가지는것으로 생물을 고통없이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행위. 1996년 오스트레일리아의 노던 주에서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성문법화 했다가 6개월만에 폐지 하였고, 현재 안락사에 관한 법규를 정해 놓고 있는 국가는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독일, 미국의 몇개주 등이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소극적 안락사를 인정하나 관련 법은 없는 상태이다.

적극적 안락사

 주로  약물등을 직접 주입하여 죽음을 인위적으로 앞당기는 것을 말한다. 적극적 안락사는 종교적 의학적 법률적 등 모든 분야를 통털어 허용되지 않으며, 그 이유가 비록 '고통제거수단'으로 이행하였어도 살인죄에 해당하게 된다.

소극적 안락사 
 흔히 '존엄사(
death with dignity)'라고 분류되기도 한데, 적극적 안락사와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적극적 안락사가 죽음을 부르는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이라면, 소극적 안락사는 삶을 인위적으로 연장시키는 어떤 행위를 하지 않음으로써 생명을 마치는 것을 뜻한다. 인공호흡기를 제거 한다던지 하는 행위가 이에 해당된다.

 안락사 문제는 너무도 복잡하다. 멧과 트레이도 그랬듯, 솔직히 나도 쉽게 건드릴 문제가 아니다. 개인의 신념부터 사회적 통념과 종교적 신앙 문제까지 거론되는 개념이다.
 네덜란드를 비롯한 안락사가 인정된 몇개 나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환자 자신의 의지'이다. (그래서 사고등의 이유로 급작스런 식물인간이나 뇌사상태에 빠진 환자들의 경우 합법적인 안락사 시행의 요건을 충족하기 힘들다. 주로 말기 암환자들이 허가를 받고 시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신의 의지가 중요하다면....  이게 자살인가 타살인가 병사인가? 또 형법적 의미의 '살인'(타인을 죽이는것)이 아니라,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것이라는 의미의 '광의적 살인'으로 봤을때 과연 자살이 정당한것인가? (살인의 대상이 아무리 자기 자신이라도 말이다. 그리고 안락사 시술의 경우 다분히 우발적인 살인이나 과실치사가 아닌 엄연한 모살에 해당한다.) 고통을 줄이기 위해 안락사를 한다고 하는데, 그 고통의 정도는 또 어떻게 기준을 정할 것인가? 남아있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한다고도 하는데, 그렇다면 결국 사람의 목숨이 경제력에 연관이 되어 버리는 셈이다.


 이 문제에 과연 사회적 합의나 동의가 구해질지 의문이다. 또 어떻게 생각해보면, '죽음'이라는 너무나 개인적인 문제에 사회적 합의를 구한다는 발상 자체도 모순적인 의미가 없지 않아 있다. 예전 포스팅에 우리가 왜 장애인 복지에 신경을 써야 하는지 언급한 적이 있다. (세상엔 정상인과 장애인 두 부류가 있는게 아니라, '예비 장애인'과 장애인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복지에 신경 써야 한다고 했었다)  장애가 멀지 않은 곳에 있듯, 죽음도 결코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오는덴 순서가 있어도 가는덴 순서가 없다는 명수형의 발언을 상기 하면서, 
존엄사가 과연 정말 '존엄'한 죽음인지 자신의 죽음은 어떻게 준비 하는게 좋을지 한번즘 생각해 볼만한 문제인듯...


ps. 이게 사우스파크 리뷰가 맞는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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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cG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