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게 된건, 블로그에서도 소개 했던 작가의 단편작 <오멜리아를 떠나는 사람들> 을 흥미롭게 읽어서였다.
SF문학의 본좌라 불리우는 어슐러 K.르귄 여사의 초기 단편작들중 17편을 순서대로 엮은 책으로, 이쪽 계통의 매니아들에겐 매우 좋은 평을 듣는 책이라 알고있다.
다만, 나는 한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내가 무척 오래동안 이런류의 책 - 즉, 픽션을 접하지 않았었다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읽은 소설이... 아마도 전역할때 즈음 남아도는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 아니면 <향수-어느 살인자 이야기> 였던걸로 기억한다. 그후론 아마도 대부분 비소설 or 전공서적이었으리라..
달리 생각해 보자면, 그동안 픽션은 읽기 보다는 주로 보고 듣는 것으로 대신 하지 않았나 싶다. (미드라는 이름의...) 그래서일까? 비록 책장은 술술 넘어가긴 했지만 크게 구미가 당기는 류의 책은 아니었다. 일단 그녀의 초기작이라 함은 대략 1960년대 씌여진 작품이라, 발표당시의 파격이란게 50여년이 지금 내가 읽기엔 그 파격이 약간 빛이 바랜듯 하다. <샘래이의 목걸이>는 동양적 도가사상에 익숙한 우리에겐 너무 뻔한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지 모른다" 이야기의 서양SF버전 일뿐이지 않나. 작품 앞에 작가의 소개글에, 이 작품은 무려 '낭만적인' 작품이라고 나온다. 이것도 좀 충격이었다. 내가 이리도 무정(無情)한 인간이었던가...
다른 작품들도 딱히 파격적인 느낌이 있다고 하기엔 심심하다. (그러고 보니 중학교때 읽었던 '토탈호러'에 나온 단편들이 더 인상이 깊은거 같은데...흠) 영어 원서로 읽었으면 분명 무척이나 수려했을 문장도, 영한번역이라는 근본적인 한계 때문에 오히려 읽기에 어지럽고 거품만 잔뜩낀 문장으로 바뀌어 버렸다. 단편작품집이라는 것도 또 이런 낯설음을 배가 시킨 요소일테다. 짧은 글안에, 그 글안에서만 성립되는 세계관과 시대상을 내 나름의 상상에 옮긴다는게 내겐 보통일이 아니었다. 그나마도 몇페이지만 넘어가면 곧 전혀 다른 시공간을 상상해야 하는 지경에 빠지다 보니, 더욱 스트레스였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것이, 나는 픽션 소설에 친숙하지도 않고, 특히 SF문학이라는 영역은 매우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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