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파크를 즐기는 우리는, 종종 멧과 트레이의 '성향'에 대해 민감해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사우스파크를 통해 비춰지는 이 양반들의 '성향'은 그야말로 갈피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천방지축이기 때문입니다.

 반전의 메시지를 보내는듯 하면서도 '순전히' 빈라덴을 비웃음거리로 만드는 에피소드를 제작하는 한편, 게이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샌프란시스코는 사람이 살만한 곳이 아니라고 묘사하고, 몰몬교를 여지 없이 웃음거리로 만들어 놓고 에피소드 마지막 부분엔 그런걸 이해 못해주는 사람들을 몰상식하고 편협한 인간들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런 알 수 없는 스토리 전개 - 즉, 기승전병 은 너무나도 재미있는 연출이긴 하지만....보는이의 입장에선 항상 조마조마 합니다. (제 3국의 시청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얼마전 제가 답글로 남겼던 멘트중 하나가, "트레이 파커는 모르겠지만, 멧 스톤은 민주당 당원이라는 소리를 얼핏 들은거 같다"  사실, 이 정보의 사실 확인을 위해 기억을 더듬으며 다시 찾아 보려 했지만, 확실히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쇼의 배경이자, 제작자들의 출신지인 콜로라도 주의 정치 성향도 생각보다 복잡 합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는 미국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도시 6위에 올라 있지만, 전통적으로 주 자체는 민주당이 강력한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작년 미국 중간선거 결과 콜로라도 주에서 공화당이 승리를 가져 가기도 했습니다. 주(州) 인구의 50%가 히스패닉이며 독일과 영국 이민자 출신들도 많고, 인디언들과 늘어나는 아시아인등....역시 복잡한 곳입니다. (지금 멧과 트레이가 사는곳은 LA근처 부촌이라고 함)


 쇼가 14시즌을 지나는 동안, 사우스파크를 거쳐간(?) 미 대통령은 3명입니다. 클린턴, 조지W.부시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입니다. 클린턴 대통령은 극장판에도 출연할 정도였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TV에피소드의 주연 캐릭터까지 소화 했었습니다. 그에 반해 조지W.부시 대통령의 모습은 출연빈도나 캐릭터의 비중이 적은 등 상대적으로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에 비해 '덜까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사팍 출연 = 폭풍까임" 이라는 공식이 거의 성립되는 편이니까요) 이에 많은 팬들이 멧과 트레이의 성향이 보수쪽이 아닌가 하는 분석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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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시 우리가 멧과 트레이를 너무 가볍게 본 듯 합니다.

 (South든 North든) Korea에 대해 아는것이라곤, 김치와 갈비뿐이라던 인간들이(2002년), 돌연 <팀 아메리카 : 세계경찰(2004)> 한방에 국방위원장을 디스했던 전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뒤통수를 치는 행보를 걸었던 것이 있었으니..









 바로, 코메디 센트럴의 시트콤 <That's My Bush>입니다.


DVD판 표지(2001)



 물론, 멧 스톤과 트레이 파커가 제작자 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클린턴과 오바마와는 비교도 안되는 특별 대접이 아닌가 합니다. 아예 이름을 내 걸고, 비웃으라는 쇼 자체를 만들어 버렸지요. 덕분에 사팍에서까지 깔 필요가 없었던 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라고 잠시 생각이 들긴 하겠지만...




 안타깝게도, <That's My Bush> 쇼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제작비였습니다. 편당 백만달러가 넘는 제작비가 소요되는 빅쇼를 감당하지 못한 코메디 센트럴이, 방송국 제작비 긴축을 이유로 쇼를 취소 시켰습니다. 결국 총 1개 시즌, 8개의 에피소드가 제작 방영되는것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방영기간 : 2001년 4월4일~동년 5월 23일)

 쇼가 취소된 이후에도 <That's My Bush> 시트콤의 스핀오프 형식의 영화 <George W. Bush and the Secret of the Glass Tiger (조지W.부시와 유리 호랑이의 비밀)> 을 제작하려 한다는 말도 있었지만 취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꽤나 구체적으로 논의가 된 모양입니다. 컨쌥은....인디아나존스 스타일의 액션 어드벤쳐류 라고 합니다 ㄷㄷㄷ;;;. 조지형이 오벌오피스에 앉아있다가 빨간전화기(핫라인)를 받고 출동해서, 각종 초자연적인 저주들을 물리치며 활약하다가, 업무시간엔 백악관으로 돌아와선 평범하게 대통령 업무를 본다는....)

 멧과 트레이는 이 구체적이고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파라마운트社, 드림웍스社 등과 제작 접촉을 가졌으나, 끝내 영화로 탄생되진 못했습니다. 바로 그해 있었던 9/11 사건 때문이었지요.


  


사우스파크에 출연한 <That's My Bush> 출연진



 9/11 테러 이후, 미국 전역에 급속도로 퍼진 패트리어티즘을 멧과 트레이도 피해 갈순 없었던 모양입니다. 이후 쇼의 제작에 대해선 아무런 소식이 없는 듯 합니다. 하지만, 자국의 대통령을, 그것도 임기도중에 희화화 해서 출연시키는 쇼를 '만들고', '방영하는' 점은....도무지 우리로선 이해는 커녕, 상상도 하기 힘든 일중에 하나가 아닐까요..
















결론 : 멧과 트레이는...



사실...아무생각없음






ps. That's My Bush 영상을 구했습니다. 짤막하지만, 대충 어떤식인지 한번 보세요. 아래 영상은 에피소드1에 가장 첫부분과 오프닝 음악입니다. 오프닝은 트레이 파커가 직접 부른듯 합니다.



Posted by McG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