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뤄볼 인물 열전은, 사우스파크의 영원한 정신적 지주였던 쉐프(섀프)와,
쉐프의 성우였던 아이작 헤이즈(Isaac Hayes)에 관해서이다.


Chef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본명은 제롬 맥클로이, 또는 압둘 모하메드 자바 라우프 카림 알리 (Abdul Mohammed Jabar Rauf Kareem Ali) 이다. 이슬람식 이름은 Chef Goes Nanners 에피소드에서 그가 이슬람교로 개종을 하였기 때문이다. 70년대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아이작 헤이즈가 그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맥클로이 라는 본명을 통해, 쉐프가 캘트계 핏줄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쉐프의 부모님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거주중이다.

 쉐프는 사우스파크에서 몇 안되는 현명하고 (그나마) 정상적인 '남자' 어른이다. 사우스파크에 등장하는 어른들중 비교적 남성 캐릭터들 보다는 여성 캐릭터들이 정상적인 경우가 많다. 스탠 4인방이 유일하게 조언을 구하는 대상이기도 하며 많지 않는 사우스파크의 아프로-아메리칸 중 한명이다.

 사우스파크는 인종에 대한 전형적인 편입견(스테레오 타입)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쉐프는 전형적인 흑인의 스테레오 타입으로 비춰진다. 대단한 정력가에 감미로운 목소리의 소유자이다. 이러한 흑인에 대한 선입견은 후에 사우스파크의 또 다른 흑인인 토큰 블랙에게 이어진다. 토큰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빼어난 가수이며,  집 지하실엔 '당연히' 베이스 기타가 있고, 한번도 다뤄보지 않았지만 '당연하듯' 베이스 기타에 능숙하다. 더불어 토큰은 '부자'이다.

 쉐프는 아이들에게 정신적인 지주이다. 그는 다른 어른들과는 달리, 아이들에게 모든것을 있는 그대로 직설적으로 말해준다. 종종 이런 입방정 때문에 빅토리아 교장 선생님과 마찰을 빚지만 이 또한 그만의 방식으로 해결하는 편이다. 그는 약 10여년전 자신만의 식당을 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사우스파크에 이주 하였으나 학교 식당에서 주방장을 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사우스파크 카우스 (미식축구,피구) 등에 코치를 맡고 있으며 흑인 인권 운동을 선도 하는등 '좋은' 어른 캐릭터이다. 인권 운동 또한 과격한 방식의 그것과는 거리를 두는 등, 인간으로서 합당한 균형 감각도 겸비하고 있다 - 단한번 수도승의 몸에 불을 붙인것을 빼면 말이다.

 쉐프와의 잠자리를 한 여성 캐릭터는 엄청나게 많다. 시장, 빅토리아 교장, 쉴라(카일 엄마), 크랩트리 부인, 리안 등등 초창기 여성 캐릭터는 거의 쉐프와의 한번 이상 잠자리를 가졌으며,그 외에도 수 많은 단역 여성 캐릭터들과의 잠자리를 가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유일하게 촉손딕 선생만이 그렇질 못했는데...촉손딕 선생이 등장 할 무렵 정력가로서의 쉐프의 이미지는 점차 비중이 줄어든 탓도 있겠지만, 촉손딕 선생을 처음 만난 쉐프의 반응을 보면 왜 그런지 이해가 될 만도 하다.) 특이한 점은, 이런 단역 여성 캐릭터들까지 모두 흑인 여성은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이다.


쇼 전체적으로 쉐프의 역할은 중재자의 역할에 가까웠다. 지혜로운 몇 안되는 어른중 한명으로, (비교적)아이들을 바른 길로 이끄는데, 특히 마약과 섹스에 대해 남다른 철학으로 아이들에게 가르쳐 준다.

스탠 :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여자가 아저씨(쉐프)를 좋아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되요?
쉐프 : 아, 그거 쉽단다. 그냥 clitoris 만 찾으면 되.

스탠 : 쉐프 아저씨, 섹스를 하기에 알맞은 나이는 그럼 몇 살 이에요?
쉐프 : 간단하단다, 얘들아. 섹스를 시작하기에 알맞는 나이는...17살이란다.
쉴라 : 사랑하기만 한다면 17살부터 하면 된다는 거에요?
쉐프 : 아뇨, 그냥 17살이면 되요.
제랄드 : 17살에 준비가 안 되었다면요?
쉐프 : 17살이면, 준비되었어요.

쉐프 : 마약은 때와 장소가 있는거란다. 그게 언제라고 했지? 그래 맞어 대학교라 불리우는 곳이지.

또한 그는 독특한 버릇이 있는데, 사우스파크 아이들과 대화중일때엔, 대화하는 아이가 한명이든, 두명 이상이든 무조건 칠드런 (children) 이라고 복수형으로 부른다. 또한 fuck 대신 fudge 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Issac Hayes

 쉐프의 성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미국의 소울, 펑크 가수겸 작곡가, 레코드 제작자, 편곡자 작곡가 배우인 아이작 헤이즈(Isaac Lee Hayes Jr.)가 맡았다.
 1971년 영화 Shaft의 테마송이 히트하면서 아카데미와 그래미, 골든글로브를 휩쓸기도 하였고, 2002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 2005년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등 음악가로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덕분에 쉐프 캐릭터의 음악적 소질은 남다르게 표현되었고, 아이작 헤이즈 본인도 그룹 프리머스 와 함께 사우스파크의 음악적인 부분에 많은 공헌을 하였다.

 헤이즈는 원래 '게스트'형식의 단발 출연으로 예정되었으나,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아 점차 고정 출연으로 굳혀 갔으며, 결국 마지막 순간엔,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 하게 되어, 헤이즈가 하차 한다고 발표하자 제작진은 대체 인물을 찾지 않고 곧바로 쉐프 캐릭터를 쇼에서 하차(죽임)시킨다.










Chef와 Hayes의 죽음

수많은 에피소드를 통해, 인종과 종교와 도덕적 가치에 대한 불쾌하면서도 속시원한 웃음을 전해주던 그였지만, 정작 자신의 종교 가치관이 웃음거리가 되자 이중적인 입장을 표하고 만다. 바로 2005년 11월 코메디 센트럴을 통해 방송된 Trapped in the Closet 에피소드에서 헤이즈의 종교인 사이언톨로지에 대한 풍자가 있었다. 이 에피소드가 방송된 이후 헤이즈는 쇼에서의 하차를 선언하고 이런 말을 남긴다

"What is sacred to the faith that people should be respected at all times. As a person who has 40 years of the civil movement, who respect the beliefs and customs show that cooperation can not pay."
 신앙이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신성한 것이며, 항상 존경에 대상이다. 40여년동안 시민운동을 해 왔고, 사람들의 신앙심이나 관습을 존중해온 사람으로서, 이런 쇼에 협력하여 돈을 받을 순 없다.

"The show was insensitive to 'personal spiritual' beliefs. There is a place in this world for satire. But there is a time when satire ends and intolerance and bigotry toward religious beliefs begins."
 그 쇼(사우스파크)는 '개인적인 영적 믿음'에 무심했다. 세상엔 풍자라는 것이 존재한다. 하지만 풍자를 넘어서 차별과 믿음에 대한 편협한 신앙이 시작되는 시점이 있다."

아이작 헤이즈 가 종교적인 이유로 사우스파크를 떠난 직후, 멧 스톤은 "다른 종교를 웃음거리로 만든 다른 에피소드를 통해 그는 꼬박꼬박 엄청난 액수의 수표를 받아가면서 아무런 문제도 제기한적이 없었다"  라고 하며 비아냥 거리기도 하였다. 실제로, 아이작 헤이즈는 사우스파크를 떠난 뒤 감소된 수입으로 인한 금전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그의 하차 소식을 들었을때, 약간은 어이가 없었다. 정작 자신은 수많은 다른 종교들을 비웃음거리로 만들면서 아무렇지도 않아 했지만, 자신의 종교가 놀림을 당하자 참지 못하고 참지 못하고 만 것이다. 이는 사우스파크를 좋아하는 시청자로서도 이해 하기 힘들다. 사우스파크 쇼의 태생자체가 그런 편협함이나 이중적인 잣대를 비웃고 조롱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매일 유대인을 놀리는 유대인 제작자나, 몰몬교가 멍청하다고 비웃는듯 하면서도, 그런 비웃음 또한 오만하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편협함이라고 역공을 하는 쇼의 제작자중 한명으로서 말이다. 개인적으로도 그의 하차 소식을 들었을땐 큰 배신감을 느꼈다.

하지만 후에 알려진 소식에 의하면, 아이작 헤이즈 본인의 의사라기 보다는, 주위의 압력 - 즉, 사이언톨로지교의 신자들이 거셋다고 한다. 때문에 헤이즈는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후문도 있다.




헤이즈가 쇼 하차 선언을 하고, 제작진을 그를 대신하여 쉐프의 성우를 맡길 인물을 찾지 않고 캐릭터를 그대로 빼기로 결정한다.
 The Return of Chef 에피소드에서 쉐프는 슈퍼 어드밴쳐 클럽에 가입했다가 소아성애자로 세뇌를 당하고, 아이들이 그런 쉐프를 구하려고 시도하다가 그만 벼랑에서 떨어지고 만다. (즉사는 아니고...그후에 산사자와 그리즐리에게 몸이 갈가리 찟긴다)
재미있는건, 제작당시 이미 헤이즈는 하차를 선언하여 쉐프의 목소리를 더빙 할수 없는 상태에서, 제작진은 기존에 다른 에피소드에서 사용한 헤이즈의 목소리를 조금씩 편집해서 쉐프의 목소리를 연출 하였다. 당연히 이러한 편집은 티가 나고 어색하지만, 쉐프가 세뇌 당해서 그런것이라는 설정으로 능청스럽게 넘어간다. 이는 제작자들의 뛰어난 센스를 볼 수 있는 부분인데, 오히려 부자연 스러운 편집된 목소리를 더 부각 시켜서 방송을 했기 때문이다.


쉐프의 장례식에서 카일은 다음과 같은 추모 연설을 한다.
"우리들 많은 이들은 최근 쉐프(헤이즈)의 결정들에 대해 동감하지 않을듯 합니다. 몇몇은 마음이 아플 것이고, 당장이라도 그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올것만 같아 혼란스럽기 그지 없습니다.....전 쉐프 아저씨를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를 불러주던 유쾌한 사람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삶의 진정한 조언을 해 주었던 한 남자로서 기억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왜 그가 우리곁을 떠났는지 (그에게) 비난해선 안됩니다. 우리가 진짜 화 내야 할 대상은, 그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만든 그 빌어먹을놈의 클럽(슈퍼 어드밴쳐 클럽, 사이언톨로지교)입니다."

에피소드 후반부, 쉐프의 몸은 슈퍼 어드밴쳐 클럽에 의해 비밀리에 복원된다. 바로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 모습을 한, 다스 쉐프의 모습으로 등장하였다. (다스 쉐프의 목소리는 <스타워즈 에피소드1 : 보이지 않는 위협> 편에서 나온 다스 몰 의 목소리를 연기한 피터 세라피노비치가 맡았다) 후에 200에피소드를 통해 혹시나 그가 에릭 카트맨의 아버지의 모습으로 등장하길 기대한 팬들도 있었으나 14시즌 현재까지 다스쉐프의 출연은 볼 수가 없다.


아이작 헤이즈는 2008년 8월 10일, 65세의 나이로 자신의 자택에서 급작스럽게 사망하고 만다. (사인 : 뇌졸증) 그의 사망소식을 접한 사팍 제작진은 유감을 표하고,12시즌 후반기 첫화인 The China Problem 에피소드를 그에게 바친다고 했다.
 
Posted by McG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