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까지 실컷 만들어 놓고 이런 소릴 한다면 무책임 하겠지만 이번 에피소드는 정말! 너무!..... 어렵다. 많은 팬들의 혹평에 시달린 1402 The Tale of Scrotie McBoogerballs 에피소드도, 이번 Funnybot 에피소드 처럼 골치 아프진 않았다. (개인적으로 1402 에피소드는, 나중에 내게 정말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준 에피소드이다.) 이번 '퍼니봇' 에피소드가 무엇 때문에 팬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는지 리뷰해 보겠다.



코미디 시상식은 왜 안좋은 생각인가?
  이번 에피소드 내내 강조되는 것이, '코미디 어워드 쇼'는 좋지 않은 생각이다 라는 내용이다. 왜?? 무슨 이유로, 우리를 웃기기 위해 노력하는 코미디언들을 위해 저녁한끼 때우며 박수 쳐주는 일이 좋지 않은 생각일까?

 시상식의 본질은, 일정한 기준에 의해 후보자들을 선정하고, 이 후보자들 중 또 가장 훌륭했던 사람이나 작품을 뽑는 - 즉, 무언가에 순서를 매기고 정하는 일이다. 바로 농담처럼 웃긴일들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짓을 하고 앉아 있는 셈이 되버린 것이다. 

독일인들은, "독일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재미없는 사람들이다" 라는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척 화를 낸다. 결론적으로 '퍼니봇' 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기계를 만들어 내고만다.


 코미디에 등급을 정하고 진지하게 분석해 시상식을 하는 행위는, 독일인들이 퍼니봇을 만드는것 만큼이나 어리석은 짓이라는 소리이다. 


농담과 코미디는 불완전한 생명체에게 맡겨야 한다 는 말은 당최 무슨 소리일까?
  에피소드 결말 부분에 나온 이 개 뜬금없는 소린 또 무엇일까? 불완전한 생명체인 인간을, 합리적인 논리에 의해 사고를 하는 퍼니봇이 볼 때 이해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사람들이 "웃기면 장땡, 웃음앞에 장사 없다" 라는 말을 하면서 코미디라는 것과 농담이라는 것을 만들어 놓고선, 실제 코미디나 농담을 할 땐, 그렇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농담이 웃긴 이유는, 기막힌 농담이 가져다 주는 카타르시스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머리속과 마음속 한구석 자리 잡고 있긴 하지만 , 양심과 사회적인 통념, 격식등의 이유로 미쳐 입밖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을, 바로 이 농담과 코미디가 대신 긁어주는 역활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사람들에게 타부시 되는 일들에 대해 '농담이다'라는 핑계를 대며 어디까지 '농담'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이번 에피소드에서 퍼니봇이 헐리우드 미닛의 사회자와 나눈 대화에서 이런 말을 하였다.

"당신의 '코미디'가 넘지 못할 선을 넘을수도 있을까요?"

"넘지 못할 선이란 없다." (즉, 농담이나 코미디에 소재나 대상에 한계는 없다.)


 사실, 이장면에서 사회자는 "영화, 시트콤, 스탠딩 코미디 등 각종 연예활동 분야에서 못하는 것이 있겠냐?" 라고 물어 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퍼니봇은 "당신이 코미디를 하는것에 있어서 대상이나 소재의 한계가 있을까요?" 라는 질문으로 받아들인다. (사실, 저의 애매한 번역으로 이 장면의 뜻이 잘 전달되지 않은듯해 안타깝습니다. 죄송합니다.)

 본 블로그에서도 포스팅을 했었던, 길버트 갓프리드의 일본 대재난 농담을 한번 생각해보자. 일본 대지진 참사가 있은 직후,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길버트 갓프리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일본의 해일참사를 소재로 농담을 했다가 언론과 대중의 십자 포화를 맞고 만다. 수년간 해왔던 CF에서도 짤리는 등, 톡톡히 그 댓가를 치뤄야만 했다.
 하지만....컴~언! 사실 웃기는 농담이지 않나?!  사람들의 마음속 양심과 가식과 죄책감,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 같은 '휴머니즘'적인 요소를 쏙 빼고 보면, 그럭저럭 쓸만한 농담이란건 사실이다.


휴머니즘 제거하기의 달인, 에릭 카트맨 선생의 한마디




이 두가지 의문을 종합해보면, 이런 결론을 얻을 수 있지 않나 싶다.
 코미디는 코미디다. (한마디로 개그는 개그일뿐 오해하지 말자는, 이 캐캐묵은 한국의 유행어를 이런식으로 표현했다) 다만, 코미디엔 휴머니즘이 있어야 한다. 휴머니즘이 있는 코미디(선을 지키는 코미디)를 하기 때문에 인간(Human being)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아우 씨발 진짜 스크로티맥부거볼 짓꺼리 하느라 힘들었다.. 이렇게 정성껏 똥꼬 빨기도 힘듬요..)




그럼에도 이번 에피소드가 아쉬운 이유
 메세지는 분명 있다(있는듯 하다)...그런데....뭘 비판하고 있다는 소린가?
 이번 에피소드가 비판이 좋았다고 하는데, 당최 뭘 비판하고 있다는건지 모르겠다. 코미디 시상식을 비판하는건가? 코미디 시상식이 뭐가 어디가 어때서?? 코미디 시상식이 코미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것이라는 말이 공감이 안된다. 지미 말처럼, 그저 일년동안 우리를 웃겨주느라 고생한 사람들에게 수고했다며 밥한끼 때우는 일이 뭐가 웃기는 짓거리라는거지? 그게 어째서"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일" 이란건가? 그들은 프로페셔널이다. 웃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업으로 삼은 사람들이다. 그러면 코미디언들의 하는 일은 다 장난이라는건가? 트레이&멧 니들은 사우스파크를 장난으로 만드는거냐? 그래놓고 돈받고 파는건 또 뭐란 말인데?! (물론 VOD와 DVD 등)

자신들이 뱉은 말에 발목 잡힌 사우스파크
 100번 양보해서, 이번 에피소드가 비판이 뛰어난 좋은 에피소드였다고 치자. 하지만 불과 6개월 전에 자신들이 했던 말을 벌써 잊었다는 소리인가? 1410 Insheeption 에피소드에서 섀런의 입을 빌어 제작자들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1410 Insheeption (2010/10/20)

 영화 <인셉션>을 향해, "아무리 스토리가 엄청나게 복잡하고 꼬인거라고 해서 무조건 멋진 작품이 되는건 아니다" 라던 녀석들이, 자기들이 만든 이번 에피소드를 통해 그런짓을 하고 있다. 제 아무리 뛰어난 비판이나 메세지 있었던들 그걸 제대로 이해하고 알아 먹기는 커녕, 썩소도 날리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200보 양보해서, 뛰어난 에피소드인데 정말 내가 "멍청해서 못 알아 쳐먹었다" 고 가정해보자..... 지금 장난 하는거야? 바로 이번 에피소드에서 니들이 뭐라고 했는지 또 까먹은거니? 코미디(농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안된다고 했었잖냐. 그러면서 시청자들이 에피소드의 속 뜻을 모른다며 (즉,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멍청한 시청자라고 매도하는건, 당최 어느 우주에서 나온 논리란 말이더냐?


시청자들은 지금 사팍의 코미디를 진지하게 생각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마지막으로 300보 양보해서, 이번 에피소드가 정말 뛰어난 비판을 담고 있고, 그걸 이해 못하는건 시청자가 멍청하기 때문이고, 이번 에피소드는 정말 최고의 에피소드가 맞다고 까지 쳐 보자!

 


 씨발 이게 진짜 최선인가? 정말? 진심으로?
 이 메세지들을 전달하는데 이정도 연출을 한게 최선이냐? 15년동안 그렇게 멋진 방법으로 비판하고 패러디하고 gay같은것들과 cool한 것들에 대해 사팍만의 방법으로 만들어 오던 인간들이 ... 고작 이정도 뿐이 못하겠다는거야?? 사팍 다운 기가막히고 번뜩이는 재치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해놓고 웃으라고?

사팍을 엽기적인 화면과 골때리는 설정 때문에만 사랑한건 아니지만, 이런식의 메시지 전달 방법 뿐이 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패밀리 가이를 보고 말테닷!


우린 그럼 어디서 웃으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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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cGee